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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민사소송, 청구한 손해배상금 전액을 인용받은 사례

2026.10.14조회 7

한눈에 보는 사건 정리

구분내용
사건 유형손해배상(기)
의뢰인성범죄 피해자(원고)
선행 형사사건1심 실형 선고 → 항소기각 → 상고기각으로 확정
청구 내용치료비 908,850원 + 위자료 5,000만 원 = 총 50,908,850원
핵심 쟁점가해자가 주장한 위자료 감액 사유를 배척할 수 있는지
결과 청구 전액 인용, 지연손해금과 소송비용도 전부 인정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20대 대학생이었습니다. 20년 가까이 나이 차이가 나는 상대방으로부터 만취해 잠든 상태에서 성범죄 피해를 입었습니다.

형사 절차는 길고 고통스러웠습니다. 가해자는 1심에서 합의한 관계였다며 범행을 부인했고, 당시 자리에 함께 있었던 사람에게 사실과 다른 내용의 확인서를 쓰게 하는 등 사건을 왜곡하려는 시도까지 했습니다.

그 결과 의뢰인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야 했습니다. 사건 당시를 떠올리며 증언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가해자 측으로부터 사실상 2차 가해에 해당하는 질문까지 받았습니다.

1심 법원은 가해자에게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가해자는 양형이 과도하다며 항소했고, 항소심이 기각되자 상고까지 했습니다. 상고가 기각되면서 비로소 형이 확정되었습니다.

사건 발생부터 형이 확정될 때까지, 의뢰인은 2년이 넘는 시간을 형사 절차 속에서 보냈습니다.

그 사이 의뢰인의 삶은 무너졌습니다. 산부인과 치료를 받아야 했고, 정신과 진료를 시작했으며, 거주지를 아예 다른 지역으로 옮겼습니다. 예정되어 있던 시험 준비도 포기했습니다.

형사 절차가 끝난 뒤, 의뢰인은 민사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사건의 쟁점

✔ 형사 처벌과 민사 배상은 별개입니다

먼저 짚어야 할 부분입니다. 가해자가 형사처벌을 받았다고 해서 피해자의 손해가 배상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벌은 국가가 범죄에 대해 가하는 제재이고, 손해배상은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가해자가 메우는 것입니다.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피해자는 별도로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 가해자는 감액을 주장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해자는 불법행위 사실 자체는 인정했습니다. 형사 판결이 확정된 이상 다툴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신 위자료 액수를 감액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근거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경제적 사정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가해자는 의뢰인이 사건 후 일행들과 시간을 보내 고통을 헤아리지 못했기에 범행을 부인했다는 취지로, 부인의 원인을 피해자의 태도에 돌리는 주장까지 했습니다.

✔ 위자료는 어떻게 산정되는가

성범죄 손해배상에서 위자료는 불법행위의 내용과 정도, 가해자의 고의, 피해자가 입은 고통의 정도, 불법행위 이후의 정황 등을 종합해 정해집니다.

즉 가해자가 사건 이후 어떻게 행동했는지도 산정 요소입니다. 이 사건에서 소송대리인이 집중한 지점이 여기였습니다.

변호사의 조력

✔ 가해자의 '반성' 주장을 시간 순서로 무너뜨렸습니다

가해자는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그 인정이 언제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를 시간 순서로 재구성했습니다.

1심에서는 부인했습니다. 합의한 관계였다고 주장하며 범행을 부인했고, 구체적인 성관계 묘사까지 허위로 꾸며 주장했습니다.

증거까지 왜곡하려 했습니다. 사건 당시 일행이었던 사람에게 사실과 다른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게 했습니다.

피해자를 증인석에 세웠습니다. 피해자 진술조서를 부동의해, 의뢰인이 법정에서 직접 증언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춤추던 모습이나 입맞춤 여부를 묻는 등 2차 가해에 해당하는 질문을 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증인신문 녹취서를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결국 가해자는 항소심에 이르러서야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되자 비로소 범행을 인정한 것입니다.

결국 가해자가 지금 잘못을 인정한다고 말하는 것은, 형량을 줄이기 위해 항소심에 이르러서야 입장을 바꾼 것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대법원까지 이어지는 형사 절차를 견뎌야 했고, 고통만 가중되었습니다. 반성하고 있다는 주장 역시 언제부터 반성했는지를 따지면 전혀 다르게 읽힙니다.

✔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사건 후 일행들과 시간을 보냈기에 고통을 헤아리지 못해 부인했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저희는 이것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그 주장의 근거가 된 참고인은 가해자가 매수해 유리한 확인서를 작성하게 한 사람이었고, 그 진술에 관한 다툼은 이미 형사 1심에서 면밀히 판단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가해자는 구체적인 성관계 묘사까지 허위로 주장했던 사람입니다.

자신이 범행을 부인한 것을 무마시켜 위자료를 감액하려는 궁색한 변명으로 보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피해자의 행동을 탓하는 주장은, 그 주장이 나온 경위를 밝히면 오히려 가해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 피해의 지속성을 의료 자료로 입증했습니다

의뢰인이 겪은 피해를 시점별 자료로 정리했습니다.

신체적 피해.

사건 직후 산부인과 진료를 받았고, 자궁경관내막염과 골반염증질환 진단을 받았습니다. 진단서와 진료 기록을 제출했습니다.

정신적 피해의 지속.

사건 다음 달부터 정신과 진료를 시작했고, 소송 당시까지 2년 넘게 치료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거주지를 옮긴 뒤에도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최신 진단서.

소송대리인은 소송 직전 발급받은 진단서를 제출했습니다. 거기에는 외상 사건 이후 만성적 우울감, 악몽, 재경험, 불안 증상이 나타났고, 그간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외상후스트레스 증상이 지속되며,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과 사회적 기능 수행 저하가 현저하고, 향후 부정기간 지속적인 경과 관찰 및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이 담겨 있었습니다.

치료비 영수증.

네 곳의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진료비를 모두 수집해 합산했습니다. 중복된 영수증이 확인되자 이를 재정리해 다시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힘들다는 말과, 2년간 끊이지 않은 진료 기록은 전혀 다릅니다.

✔ 심리평가보고서로 현재 상태를 구체화했습니다

진단명만 적힌 진단서와 달리, 피해자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가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는 전문적인 심리평가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재판을 진행하며 관련 악몽으로 불면이 상당했고, 가해자와 비슷한 체구와 나이대의 사람을 보면 온몸이 얼고 눈이 마주칠 것 같아 고개를 푹 숙이고 지나가는 등 회피 및 생리적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가해자가 주로 활동하는 지역에는 가지 못하고 타인과의 만남도 현저히 줄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집 안에서 보내고 바깥 활동을 하지 않으며, 가족과도 연락하지 않은 채 지내고 있었습니다. 과거 꾸준히 하던 운동과 취미 활동도 전혀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평가 결과는 학업 및 직업 기능상 현실적인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고, 전반적인 자기 효능감과 자기 통제감이 저하되어 현 상황이 지속되면 통제감 손상이 야기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과연 의뢰인이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위자료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고통에 대한 배상입니다. 그것을 보이게 만드는 작업이 심리평가보고서였습니다.

✔삶이 무너진 과정을 함께 제시했습니다

의료 자료 외에도 의뢰인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정을 정리했습니다.

사건으로 인해 자살 시도에 이를 정도였던 점, 예정되어 있던 시험 준비를 포기한 점, 또래들처럼 취업하는 일상은 엄두도 못 낸 채 지내고 있는 점입니다.

그리고 형사사건에서 지인들이 작성한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사건 전 의뢰인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리고 지금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들의 기록입니다.

피해의 크기는 "무엇을 잃었는가"로 드러납니다. 사건 전의 모습을 보여주는 자료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 경제적 사정 주장을 법리로 배척했습니다

가해자는 경제적 사정이 어려우니 감액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불법행위에 기한 위자료를 산정할 때 고려되는 것은 가해자의 태도, 불법행위의 내용, 피해자의 피해 정도이며, 가해자의 경제적 상황은 아무런 영향이 없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사실을 제시했습니다. 가해자는 형사사건에서 최종적으로 2억 원의 합의금을 제시한 바 있었습니다.

의뢰인이 이번 소송에서 청구하는 금액은 그 합의금에 훨씬 못 미칩니다. 그런데도 이를 감액하려 한다면, 가해자의 반성과 피해 회복의 목적은 '감형'이었을 뿐 진정으로 사죄하거나 피해를 보상하려는 것이 아니었다는 뜻이 됩니다.

경제적으로 어렵다던 사람이 형사 절차에서는 2억 원을 제시했습니다. 그 모순이 드러나자 감액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밝혔습니다. 의뢰인은 민사소송에서 그 합의금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만 받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해자를 용서할 마음이 없고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기에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돈보다 처벌을 택한 피해자의 선택이 기록에 남았습니다.

✔ 유사 판결례로 금액의 적정성을 보였습니다

비슷한 사안의 하급심 판결로 세 건을 제시했습니다.

준강간미수로 징역 3년이 선고된 사건, 준강간으로 징역 3년 6월이 선고된 사건, 준강간으로 징역 2년 6월이 선고된 사건입니다. 각 사건에서 법원은 치료비를 제외한 위자료를 5,000만 원으로 산정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과 대비시켰습니다. 당사자의 관계와 연령 차이, 불법행위의 내용, 그리고 가해자에게 선고된 형사처벌의 정도가 위 사건들보다 더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즉 피해가 훨씬 극심한 사안이라는 것입니다.

비슷한 사안에서 5,000만 원이 인정되었다면, 그보다 중한 이 사건에서 감액할 이유는 없습니다.

✔ 청구취지를 정확히 정리했습니다

치료비 영수증을 모두 수집해 확정한 뒤, 청구취지변경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변경된 청구취지는 치료비와 위자료를 나누어, 각각 기산일을 달리하는 지연손해금을 구하는 구조였습니다. 위자료는 불법행위일부터, 치료비는 청구취지변경신청서 송달 다음 날부터 기산하도록 했습니다.

향후 치료비에 대해서도 별도로 청구할 예정임을 명시적으로 밝혔습니다. 치료가 계속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이번 소송으로 모든 청구가 끝난 것으로 오해되지 않도록 선을 그어둔 것입니다.

사건의 결과 및 의미

법원은 의뢰인의 청구를 전부 인용했습니다.

위자료 5,000만 원과 치료비 908,850원을 합한 50,908,850원 전액이 인정되었고, 지연손해금도 청구한 대로 인정되었습니다. 소송비용도 전부 가해자 부담으로 정해졌으며, 가집행도 선고되었습니다.

판결 이유에서 법원은 불법행위의 내용과 발생 시간, 동기와 방법, 피해자가 입었을 정신적 고통의 정도, 불법행위 후의 정황 등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해 위자료를 5,000만 원으로 정했습니다.

가해자가 주장한 감액 사유는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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