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분 | 내용 |
|---|---|
| 죄명 | 업무상과실치사(형법 제268조) |
| 의뢰인 | 건설기계 조종기사, 관련 법령 위반 전력 없음 |
| 사안 유형 | 작업 중 신호 혼선으로 장비가 작동해 근로자가 추락·사망 |
| 불리한 조건 |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 관련자의 "신호를 준 적 없다"는 진술 |
| 핵심 쟁점 | ①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는지 ② 책임을 의뢰인에게만 물을 수 있는지 |
| 결과 | 구약식 처분(정식재판 없이 벌금형) |
의뢰인은 오랜 기간 건설기계 조종 일을 해온 기사였습니다. 사고 현장에는 기존 기사의 부상으로 대체 인력으로 투입되어, 사고 발생 시점까지 근무한 기간이 3주도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사고 당일은 작업 여건이 좋지 않았습니다. 강한 바람이 불었고, 기온차로 조종석 유리에 서리가 심하게 껴 작업자들을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의뢰인은 작업을 중지하자고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작업이 진행되던 중, 의뢰인은 무전으로 들어온 작동 신호에 따라 장비를 조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시점에 아직 연결 장비를 해체하던 작업자가 있었고, 그 작업자가 추락해 사망했습니다.
의뢰인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 사망이라는 결과 자체가 가장 무거운 조건이었습니다
업무상과실치사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법정형만 보면 무겁지 않아 보일 수 있으나, 사람이 사망한 사건은 실무상 정식재판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뢰인이 조작한 장비로 사람이 사망했다는 사실 자체는 다툴 수 없었습니다.
✔ 관련자의 진술이 불리했습니다
의뢰인은 무전으로 작동 신호를 듣고 조작했다고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평소 주로 신호를 주고받던 작업 반장이, 조사에서 "신호를 준 적이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이 진술이 그대로 받아들여지면, 의뢰인은 신호도 없이 임의로 장비를 작동시킨 사람이 됩니다. 과실의 정도가 완전히 달라지는 문제였습니다.
✔ 주의의무 위반의 기준
업무상과실치사에서 주의의무 위반은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예견하지 못했는지,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회피하지 못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그리고 그 판단은 같은 업무에 종사하는 일반적 보통인의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주의 정도를 표준으로 합니다(대법원 1969. 10. 23. 선고 69도1650 판결 등).
즉 "더 조심했다면 막을 수 있었다"는 사후적 평가가 아니라, 그 상황에서 같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 기대되는 주의를 다했는지가 기준입니다.
✔ 책임의 배분 문제
산업재해 사망사고에서는 책임 소재가 여러 곳에 걸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장 관리 책임자, 원사업자, 하청업체, 그리고 직접 작업한 근로자입니다.
그런데 수사 과정에서 현장에서 장비를 직접 조작한 사람에게 책임이 집중되기 쉽습니다. 인과관계가 가장 직접적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변호인은 수사 초기 참고인 단계에서부터 개입해, 두 단계에 걸쳐 대응했습니다.
✔ 참고인 단계
의뢰인은 사고 직후 극심한 충격 상태였습니다. 잠도 자지 못하고 구역감에 시달릴 정도였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사고 바로 다음 날 조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더구나 조사실에 들어서자마자 앞서 조사받은 작업 반장의 조서가 눈에 들어왔고, 거기에 "신호를 준 적 없다"는 답변이 적혀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자신의 기억에 의구심을 품게 되었고, 조사 내내 말을 더듬고 눈물을 흘리며 제대로 진술하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그날 무엇을 어떻게 답했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합니다.
변호인은 이 경위를 정리해 의견서에 담았습니다.
초기 진술이 불완전했던 이유를 설명해두지 않으면, 나중의 진술이 말을 바꾼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후 경찰 조사에서는 준비를 거쳐 기억하는 사실을 비교적 명확히 진술할 수 있었습니다.
사고 직후의 조사는 피의자든 참고인이든 정상적인 상태에서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그 상태에서 남긴 진술이 사건 전체를 좌우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변호인의 역할입니다.
✔ 무전 혼선이 일상적이었음을 사실확인서로 입증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결정적이었던 작업입니다.
의뢰인의 진술은 "신호를 듣고 조작했다"는 것이었고, 반장의 진술은 "신호를 준 적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변호인은 제3의 가능성을 찾았습니다.
신호가 있었지만 다른 경로로 들어왔을 가능성입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같은 현장에서 근무하던 다른 조종기사들의 사실확인서입니다.
확인서에는 현장에서 무전 혼선이 빈번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작업자들이 작업 중 무전기를 사용하다 보니 버튼이 눌려 채널이 바뀌는 일이 잦았고, 다른 작업이나 다른 장비에 가야 할 신호가 엉뚱한 곳으로 교신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는 것입니다.
구조적 원인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현장에는 전문 신호수가 배치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작업자들이 각자의 작업을 하면서 직접 신호까지 넣는 구조였고, 의뢰인은 한 현장에서 최소 4명에서 8명가량의 작업자로부터 신호를 받아야 했습니다.
게다가 작업자들은 구체적인 작업 내용과 무관하게 "올리기", "내리기" 같은 단순화된 신호만 사용했습니다. 의뢰인은 투입된 지 3주도 되지 않아 모든 작업자의 목소리를 구분할 수도 없었습니다.
사고 직후의 정황도 제시했습니다. 의뢰인이 사고를 확인하려고 전화를 돌리던 중에도 무전기에는 계속 작업 관련 교신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혼선이 실제로 발생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정황입니다.
✔ 조작 당시 주의의무를 다했음을 설명했습니다
변호인은 의뢰인이 신호를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소명했습니다.
- 통상의 작업 방식대로였습니다. 해당 작업은 연결 장비 해체가 끝나면 조종기사에게 신호를 넣고, 신호를 받으면 장비를 작동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의뢰인은 그 방식대로 조작했습니다.
- 시간적으로도 자연스러웠습니다. 통상 해체 작업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신호가 들어온 시점은 해체가 완료되었을 만한 때였습니다.
- 직전 확인 내용과도 부합했습니다. 의뢰인이 조작 몇십 초 전 모니터를 확인했을 때, 바깥쪽 연결부는 이미 해체가 완료되어 있었습니다.
- 시야 확보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조종석 유리에 서리가 껴 육안 확인이 어려웠고, 내부 모니터는 입체감이 없어 작업자의 정확한 위치와 동작을 파악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었습니다.
변호인은 이런 사정을 종합해, 당시 상황에서 조종기사에게 기대되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주의 정도는 다했다고 볼 수 있으며, 예견가능성과 회피가능성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 작업중지권 행사 문제를 현실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왜 작업을 중지시키지 않았느냐"는 점이 문제 되었습니다.
변호인은 의뢰인이 실제로 작업 중지를 건의했다는 사실부터 밝혔습니다. 강한 바람과 시야 확보 문제를 이유로 건의했으나, 원사업자는 연락을 받지 않았고 작업자들은 오히려 작업 진행을 요구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다른 블록의 조종기사들도 중지에 동의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현실적인 구조를 설명했습니다.
현장의 한 근로자에 불과한 조종기사가 다른 작업자들과 하청업체, 원사업자를 상대로 일방적으로 작업중지권을 행사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더구나 조종기사가 안전 문제로 작업을 거부하면 임대업체에 항의성 민원이 제기되어 재취업에 제한이 생기는 사례가 많습니다.
법령상 관리 주체를 짚었습니다.
산업안전보건 관련 법령에 따라 풍속을 고려해 작업을 중지하고 현장을 안전하게 관리·감독해야 할 주체는 사업주입니다. 중량물 취급 작업계획서 역시 작성 주체가 보여주지 않는 한 조종기사가 확인할 수 없습니다.
변호인은 설령 의뢰인에게 미흡한 부분이 있었더라도, 이는 사고 발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거나 개인에게 주의의무를 인정하기에는 가혹한 부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현장의 구조적 문제
변호인은 이 사고가 개인의 일탈로 발생한 것이 아님을 보이기 위해, 현장의 문제점을 정리했습니다.
전문 신호수가 배치되지 않았고 작업자가 작업과 신호를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였던 점, 작업 중지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 작업 개시 전 작업 내용 설명이나 중량물 취급 작업계획서 안내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 그리고 작업자들의 안전장비 착용에 대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입니다.
변호인은 이를 토대로, 사고의 원인이 현장의 안전관리 문제에 기인한 것이 분명하며, 책임은 원사업자와 관리·감독 지위에 있는 자들에게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변호인은 의뢰인의 부주의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하방 카메라를 충분히 주시하지 못한 점, 신호의 혼선을 의심하지 않고 곧바로 작동한 점은 주의의무 위반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나는 잘못이 없다"가 아니라 "내 잘못만으로 벌어진 일이 아니다"로 방어의 축을 잡은 것입니다. 사람이 사망한 사건에서 전면 부인은 오히려 반성 없는 태도로 읽힙니다.
✔ 유가족과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어렵고, 또 가장 중요했던 부분입니다.
의뢰인은 사고 이후 회사에서 해고되어 수개월간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고,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어렵게 마련한 위로금을 유가족에게 전달하고, 진심 어린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유가족은 의뢰인의 사과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의뢰인도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점, 이 사고가 의뢰인 혼자의 책임이 아니라 현장 안전관리가 미흡해 발생한 것이라는 점을 함께 고려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처벌불원서와 탄원서를 작성해 주었습니다.
가족을 잃은 분들로부터 처벌불원 의사를 받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금액의 문제가 아니라 진심이 전달되었는지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 반성과 개인적 사정을 자료로 제출했습니다
정신적 고통.
의뢰인은 사고 이후 상당 기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악몽에 시달리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고, 진단서가 제출되었습니다. 동료가 사망했다는 사실에 대한 죄책감이 실재했음을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생계 상황.
의뢰인은 어린 자녀를 둔 가장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위치였습니다. 사고 이후 해고되었고, 이 사건으로 건설기계 조종사 면허가 취소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평생 이 일로 생계를 꾸려온 사람에게는 유일한 생계 수단이 끊기는 문제였습니다.
법령 위반 전력 없음.
의뢰인은 7년간 이 일을 하며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없었습니다.
검찰은 의뢰인을 구약식으로 처분했습니다.
정식재판에 넘기지 않고 서면 심리로 벌금형을 구하는 처분이며, 비교적 낮은 벌금형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근로자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가 발생한 사건에서 정식재판을 피한 결과입니다. 의뢰인은 법정에 서지 않았고, 금고 이상의 형을 받지 않아 면허 문제에도 대응할 여지를 남길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이 남긴 의미를 정리합니다.
첫째, 산업재해에서 책임은 한 사람의 것이 아닙니다.
장비를 직접 조작한 사람에게 책임이 집중되기 쉽지만, 현장의 안전관리 체계에 문제가 있었다면 그 사정은 반드시 함께 제시되어야 합니다. 전문 인력 배치, 작업 계획 수립과 안내, 안전장비 착용 관리, 기상 조건에 따른 작업 중지는 모두 사업주의 책임 영역입니다.
둘째, 부인과 책임 배분은 다릅니다.
사람이 사망한 사건에서 "나는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면 반성 없는 태도로 읽힙니다. 자신의 부주의는 인정하되, 결과 전체를 혼자 감당할 사안은 아니라는 점을 구조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셋째, 동종 종사자의 확인서가 힘을 갖습니다.
이 사건에서 무전 혼선이 일상적이었다는 점은 다른 조종기사들의 확인서로 입증되었습니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그 현장이 어땠는지 증언해주는 것만큼 설득력 있는 자료는 드뭅니다.
넷째, 사고 직후의 진술은 관리가 필요합니다.
충격 상태에서 이루어진 조사 진술은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그 경위를 기록으로 남겨두지 않으면, 나중에 바로잡은 진술이 오히려 번복으로 평가됩니다. 사고 직후 조사 요구를 받으셨다면 먼저 변호인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다섯째, 참고인 단계부터 대응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변호인은 의뢰인이 아직 참고인 신분일 때부터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피의자로 전환된 뒤에 시작하면 이미 형성된 기록을 바꾸기 어렵습니다.
여섯째, 직업상 불이익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어떤 처분을 받으면 어떤 자격을 잃는지를 관련 법령 조항과 함께 설명해야, 처분권자가 그 사정을 판단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한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 사실은 달라지지 않고, 남은 가족의 상실도 회복되지 않습니다.
변호인의 역할은 그것을 가볍게 만드는 데 있지 않습니다.
책임져야 할 부분을 책임지고 피해 회복에 최선을 다하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결과 전부가 현장의 한 사람에게만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드러난 현장의 문제들이 다시는 같은 사고를 낳지 않도록 기록에 남기는 것 역시, 이 사건에서 저희가 하고자 한 일이었습니다.
<본 사례는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제외하고 작성되었습니다. 사건의 결과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신호대로 작업한 것 자체가 곧 과실은 아닙니다. 다만 신호를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 다른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었는지 등이 검토됩니다. 신호 체계에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면 그 점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능하면 먼저 변호인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사고 직후에는 충격으로 정상적인 진술이 어렵고, 그 상태에서 남긴 진술이 이후 사건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사망사고에서는 참고인이 이후 피의자로 전환되는 일이 흔합니다. 참고인 단계에서 남긴 진술이 그대로 기초 자료가 되므로, 초기부터 대응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 사실 자체가 중요한 자료입니다. 언제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건의했는지 기록해 두시고, 통화 내역이나 무전 기록 등 남아 있는 자료가 있다면 보존하시기 바랍니다.
쉽지 않지만 불가능하지도 않습니다. 금액보다 진심을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며, 직접 접촉보다 변호인을 통해 신중하게 진행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법률 문제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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