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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강제추행 성공사례] 블랙아웃과 패싱아웃을 구분해 1심 무죄, 검사 항소까지 기각시킨 사례

2026.09.28조회 66
한눈에 보는 사건 정리
구분내용
죄명준강제추행(형법 제299조, 제298조)
사안 유형술자리 이후 함께 있던 중 벌어진 일로 기소
핵심 쟁점① 상대방이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였는지 ② 의뢰인에게 준강제추행의 고의가 있었는지
1심 결과무죄
항소심 결과검사 항소기각(무죄 유지)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술자리에서 만난 일행들과 함께 늦은 시각까지 술을 마셨습니다. 이후 자리를 옮겨 함께 있던 중 상대방과 사이에 신체 접촉이 있었습니다.

잠에서 깬 상대방은 자신의 하의가 벗겨져 있었다고 진술하며 경찰에 신고했고, 의뢰인은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의뢰인 역시 당시 상당히 취한 상태였습니다.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조건에서, 상대방이 사건 직후 곧바로 신고했다는 사정은 의뢰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습니다.

사건의 쟁점

✔ 준강제추행에서 증명되어야 하는 것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한 경우를 강제추행과 같이 처벌합니다.

대법원은 이 개념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심신상실은 정신기능의 장애로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항거불능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상태가 구성요건이라는 점입니다. 검사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해야 하는 요소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진술만으로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 블랙아웃과 패싱아웃은 법적으로 정반대입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여기에 있었습니다. 일상에서는 둘 다 "필름이 끊겼다"로 불리지만, 대법원은 이를 명확히 구분합니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은 알코올 성분이 외부 자극을 기록하고 해석하는 인코딩 과정에 영향을 미쳐, 일정 시점에 진행된 사실에 대한 기억을 상실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피해자는 기억장애 외에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의 장애에까지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패싱아웃(passing out)은 알코올의 최면진정작용으로 수면에 빠지는 의식상실 상태입니다. 이 경우에는 심신상실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즉 같은 "기억이 없다"여도, 블랙아웃이었다면 그 순간 의사형성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이 유지되고 있었다는 뜻이 됩니다.

✔ 어느 쪽인지 어떻게 가릴 것인가

대법원은 판단 기준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음주량과 음주 속도, 경과한 시간, 평소 주량, 평소 음주 후 기억장애를 경험했는지 여부, 그리고 CCTV나 목격자를 통해 확인되는 당시의 상태와 언동, 평소 관계, 만나게 된 경위, 접촉이 이루어진 장소와 방식, 그 계기와 정황, 심리적·정서적 상태, 사건 이후 양측의 반응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 사건의 승패는 이 기준을 사실관계에 하나씩 대입했을 때 어느 쪽으로 기우는가에 달려 있었습니다.

변호인의 조력

✔ 심신상실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변호인은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 요소를 하나씩 대입했습니다.

첫째, 자발성.

상대방은 함께 있던 지인이 먼저 귀가할 때 스스로 남아 새벽까지 술자리를 이어갔습니다. 강제나 억압 없이 자발적으로 술을 마셨고, 술자리가 즐거워 더 머무르기를 택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둘째, 음주량과 평소 주량.

상대방은 스스로 평소 주량이 상당하다고 진술했습니다. 그에 비추어 당시 만취할 정도로 과도하게 마셨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셋째, 당시의 언동.

상대방은 술자리에서 직접 칵테일을 제조하고 노래를 부르는 등 활동적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의식을 잃은 사람의 모습이 아닙니다.

넷째, 평소 블랙아웃 경험.

상대방은 이전에도 술을 마시면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일을 종종 겪어왔다고 진술했습니다. 사건 당일에도 이미 이전 술자리부터 단편적인 블랙아웃이 있었던 것으로 보였습니다.

다섯째, 휴대전화 사용.

이 부분이 가장 결정적이었습니다. 상대방은 휴대전화 화면을 캡처한 뒤 특정 부분만 드러나도록 화면을 잘라 편집해, 오타 없이 지인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후 경찰에 신고할 때는 지도 애플리케이션으로 자신의 위치를 표시해 전송했습니다.

화면을 캡처하고, 편집하고, 오타 없이 문장을 작성하고, 위치를 확인해 전송하는 일련의 행위입니다. 변호인은 이를 두고 의사형성능력, 판단력, 침해행위에 대한 저항력이 뚜렷이 존재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습니다.

여섯째, 시간 구조.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구간은 약 40분 남짓이었습니다. 변호인은 이 점을 짚었습니다. 불과 그 짧은 시간 동안만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에 이르는 패싱아웃 상태에 빠졌다가 곧장 정상 상태로 회복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 고의가 없었습니다

대법원은 준강제추행의 고의를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다는 것과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한다는 구성요건적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로 정의합니다(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

즉 상대방이 실제로 어떤 상태였는지와 별개로, 의뢰인이 그 상태를 인식했는지가 따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변호인은 이를 세 가지로 뒷받침했습니다.

첫째, 의뢰인이 상대방보다 더 취해 있었습니다.

상대방 스스로도 의뢰인에 대해 "의식이 온전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자신보다 멀쩡한 사람의 상태를 판별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었습니다.

둘째, 상대방이 의뢰인을 밀기도 했습니다.

저항 능력이 있었다는 정황인 동시에, 의뢰인이 상대방의 의식 상실을 인식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음을 보여줍니다.

셋째, 의복 구조상 협조 없이는 불가능했습니다.

상대방 스스로도 당시 착용한 하의가 벨트가 일체형이어서 "벗기는 게 쉽지 않다"고 인정했습니다. 상대방의 협조 없이 의뢰인 혼자 정교한 조작이 필요한 하의를 벗기는 것은 불가능했다는 것입니다.

✔ 검사의 항소이유를 논리 차원에서 반박했습니다

1심 무죄 이후 검사가 항소했습니다.

항소이유는 상대방이 사건 직후 신고했고 허위 신고 동기가 확인되지 않는 점, 진술이 일관된 점 등이었습니다.

변호인의 반박은 논점을 정확히 짚었습니다.

허위 신고 동기가 없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그 주장은 의뢰인의 무죄 여부가 아니라 상대방이 의뢰인을 무고했는지에 관한 판단입니다.

상대방이 블랙아웃 상태에서 벌어진 일을 나중에 오인해 신고한 것이라면, 허위 신고의 동기가 없으면서도 의뢰인은 여전히 무죄입니다. 두 명제는 충돌하지 않습니다.

검사 스스로 한계를 인정했습니다. 검사는 항소이유서에 "판단 오류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라고 기재했습니다.

변호인은 이를 두고 엄격한 증명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검사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막연한 가능성으로는 부족합니다.

검사는 사람마다 음주 후 반응이 다르므로 짧은 시간 깊은 수면 상태에 이르렀다가 회복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변호인은 이에 대해, 공소사실의 존재를 단정할 수 있어야 유죄인 것이지 피고인의 결백을 단정할 수 있어야 무죄인 것은 아니라는 법리로 응수했습니다.

패싱아웃을 단정할 수 있어야 유죄인 것이고, 블랙아웃을 단정할 수 있어야 무죄인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서울고등법원 2021. 8. 13. 선고 2020노2171 판결 참조).

항소심의 심리 한계도 제시했습니다.

대법원은 제1심이 증인신문 등 증거조사를 거친 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한 경우, 항소심 심리 결과 일부 반대되는 개연성이나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하더라도 제1심이 일으킨 합리적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정도에 이르지 않는다면 그 사정만으로 유죄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1428 판결).

변호인은 이 법리로 항소 기각을 구했습니다.

✔ 유사 판결례를 함께 제출했습니다

변호인은 같은 쟁점이 다루어진 하급심 판결 두 건을 참고자료로 첨부했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1고합542 판결은, 블랙아웃의 특성상 사건 당시 일상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보임에도 나중에 이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블랙아웃을 겪고 있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는 점, 피해자가 평소에도 음주 후 기억이 끊기는 일을 자주 경험한 점, 음주량이 주량을 현저히 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고합212 판결은, 음주량이 평소 주량을 넘지 않은 점, 혈중알코올농도 감정 결과가 만취 상태로 평가할 정도에 미치지 못한 점, 그리고 술에 만취해 항거불능 상태에 있던 사람이 불과 10~20분 만에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점 등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두 판결 모두 이 사건과 구조가 같았습니다.

사건의 결과 및 의미

✔ 1심 — 무죄

1심 법원은 위 대법원 법리를 원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상대방이 사건 당일 새벽 지인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이후 경찰에 신고한 시각으로 보아 신체 접촉은 그 사이의 시간대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상대방이 이전에도 알코올 블랙아웃을 종종 겪어왔고 사건 당일에도 이전 술자리부터 단편적인 블랙아웃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지인과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에 비추어 그 순간 블랙아웃 상태였을지언정 상당한 정도의 의사형성능력이나 대응·조절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신고 시점에도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침해행위에 대한 저항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입니다.

나아가 재판부는, 상대방이 신체 접촉을 하다가 잠이 들었고 이후 깨어나 그 전의 접촉을 기억하지 못한 채 자신의 몸 상태를 인식하고 신고했을 개연성을 전적으로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항소심 — 검사 항소기각

항소심 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검토한 결과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고,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고 보아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무죄가 유지되었습니다.

✔ 이 사건이 남긴 의미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블랙아웃과 패싱아웃의 구분은 실제로 결과를 가릅니다.

기억이 없다는 진술은 두 상태 모두에서 나옵니다. 그러나 법적 평가는 정반대입니다. 대법원이 판단 요소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만큼, 그 항목을 사실관계에 하나씩 대입하는 작업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둘째, 증명책임이 어디에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패싱아웃을 단정할 수 있어야 유죄인 것이지, 블랙아웃을 단정할 수 있어야 무죄인 것이 아닙니다. 피고인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야 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논리적으로 분명히 해두어야 합니다.

셋째, 휴대전화 사용 기록은 의식 상태의 객관적 증거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화면을 캡처해 편집하고 오타 없이 메시지를 보낸 행위, 지도 앱으로 위치를 전송한 행위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이런 조작은 판단력과 손의 협응이 모두 필요합니다. 기록을 꼼꼼히 보면, 상대방이 피해를 뒷받침하려고 제출한 자료 안에 의사결정 능력이 유지되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 담겨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넷째, 즉시 신고가 곧 유죄의 근거는 아닙니다.

사건 직후의 신고는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는 요소로 평가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신고 과정에서 보인 행동이 무엇을 보여주는지까지 함께 따져야 합니다.

다섯째, 1심 무죄가 끝이 아닙니다.

검사가 항소하면 판단이 뒤집힐 수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1심이 증거조사를 거쳐 형성한 합리적 의심을 항소심이 충분히 해소하지 못한다면 함부로 유죄로 바꿔서는 안 된다고 하고 있습니다. 1심에서 어떤 논리로 무죄를 받았는지가 항소심에서 그대로 방패가 됩니다.

<본 사례는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제외하고 작성되었습니다. 사건의 결과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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