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LEGAL MATERIALS

유사강간 혐의로 기소된 의뢰인, 진술의 신빙성과 DNA 감정 결과를 다투어 무죄 판결을 받아낸 사례

2026.09.28조회 56
한눈에 보는 사건 정리
구분내용
죄명유사강간(형법 제297조의2)
사안 유형성매매를 목적으로 만난 상대방과 있던 중 벌어진 일로 고소
의뢰인 입장합의된 접촉은 인정, 공소사실이 지목한 행위는 부인
핵심 쟁점① 진술 외에 직접 증거가 있는지 ② 진술의 신빙성
결과무죄 판결 및 판결 요지 공시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게 된 상대방과 성매매를 하기로 하고 숙박업소에서 만났습니다.

두 사람은 사전에 특정한 유형의 성행위는 하지 않기로 정해둔 상태였습니다.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의뢰인이 한 발언으로 분위기가 틀어졌다가, 사과 후 다시 정리되었습니다. 이후 신체 접촉이 이루어지던 과정에서 다툼이 생겼고, 상대방이 업소 프런트를 통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검찰은 의뢰인이 상대방의 옷을 벗긴 뒤 허벅지를 깨물고 항문 안으로 손가락을 수차례 집어넣었다며 유사강간으로 기소했습니다.

의뢰인의 입장은 처음부터 일관되었습니다. 합의된 애무 과정에서의 신체 접촉은 있었고 상대방의 음부에 손가락을 넣은 사실도 인정하지만, 공소사실이 지목한 항문 삽입 행위는 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사건의 쟁점

✔ 유사강간은 벌금형이 없는 중범죄입니다

형법 제297조의2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을 넣는 행위를 한 자를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벌금형이 없고, 유죄가 인정되면 신상정보 등록과 공개, 취업제한 등 부수처분이 따릅니다.

✔ 직접 증거가 진술 하나뿐인 사건에서 무엇이 요구되는가

대법원은 이런 경우에 관해 분명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 증거가 사실상 피해자 진술뿐이며 나머지 증거는 모두 그 진술에 기초한 전문증거에 불과한 경우, 오로지 그 진술에만 터 잡아 유죄로 인정하려면 진술의 진실성과 정확성에 거의 의심을 품을 만한 여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증명력이 요구됩니다.

나아가 대법원은, 피해 사실 중 일부에서 신빙성이 결여되어 증명이 있다고 볼 수 없고 그 부분 진술이 단순한 신빙성 부족을 넘어 허위로 꾸며낸 것일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면, 나머지 피해 사실에 관한 진술만은 유독 진실할 것이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1도16413 판결 등).

변호인의 조력

✔ 인정할 부분과 부인할 부분의 경계를 명확히 했습니다

변호인이 가장 먼저 세운 원칙은, 다투는 범위를 정확히 좁히는 것이었습니다.

의뢰인은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과 음부에 손가락을 넣은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부인한 것은 공소사실이 지목한 특정 행위 하나였습니다.

이 구분은 전략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변호인은 변론요지서에서 이 점을 논거로도 활용했습니다. 의뢰인이 허위로 범행을 부인하는 것이라면,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까지 굳이 진술할 이유가 없습니다. 상대방의 허벅지를 깨문 사실도 애무 중 일어난 일이라고 둘러댈 수 있었고, 다툼 과정에서 밀쳐졌다는 사정도 말하지 않는 편이 유리했을 것입니다. 불리한 사실까지 가감 없이 진술했다는 점 자체가 진술의 신빙성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 객관적 증거가 진술과 어긋난다는 점을 제시했습니다

첫째, 진료기록입니다.

상대방은 신고 직후 해바라기센터에 내원해 진료를 받았는데, 다른 부위와 달리 항문에는 상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둘째, DNA 감정 결과입니다.

의뢰인이 접촉을 인정하는 부위(허벅지, 사타구니, 성기)에서는 의뢰인의 DNA가 검출되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공소사실이 지목한 항문 부위에서는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신체 특성상 항문보다 오히려 의복 등 외부 접촉이 가능한 사타구니 등에서 DNA가 유실되지 않고 검출된 이상, 땀이나 비 때문에 항문의 DNA만 소실되었을 가능성도 없다는 것입니다.

셋째, 경험칙입니다.

항문은 질과 달리 체액이 분비되지 않아 삽입이 원활한 부위가 아닙니다. 상대방 진술처럼 극심한 고통이 느껴질 정도로 손가락과 손바닥을 넣어 긁어냈다면 표면에 열상이 반드시 나타나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합니다. 그런데 당일 진료에서는 상해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넷째, 증거 수집 과정의 이례성입니다.

상대방은 출혈이 있었고 속옷에도 혈흔이 묻었다고 호소했으면서도 속옷을 제출하지 않았고, 센터에서도 이를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성범죄 증거 수집 과정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 사후 진단서의 증명력을 법리로 차단했습니다

상대방은 사건 발생 약 일주일 뒤 대장항문외과를 방문해 통증과 출혈에 대한 검진을 받았고, 검찰은 이 진단서를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변호인은 확립된 법리로 대응했습니다. 상해진단서는 다른 증거에 의하여 상해의 가해행위가 인정되는 경우에 상해의 부위나 정도에 관한 증거가 될 수 있을 뿐, 가해자의 상해 사실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 없습니다(대법원 1995. 9. 29. 선고 95도852 판결 등).

더구나 그 진료에서는 통증 평가가 '무'로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피가 낭자할 정도의 가해가 있었다는 주장과 그 진단 결과는 그 자체로 상충합니다.

여기에 유사 사안의 하급심 판결을 함께 제시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5고합18 판결(1·2심 무죄, 대법원 상고기각)은 항문 부위 점막열상이 확인된 사안에서조차, 피고인이 일관되게 부인하는 점, 국과수 감정 결과 DNA가 검출되지 않은 점, 상해 정도가 경미했던 점, 진단서에 외력의 종류나 내용에 관한 구체적 언급이 없는 점 등을 들어 그 상해가 범행으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열상이 확인된 사건에서도 그러한데, 이 사건은 열상 자체가 없었습니다.

✔ 진술의 변화를 항목별로 추적했습니다

변호인은 상대방 진술이 시점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세 갈래로 나누어 정리했습니다.

탈의 과정에 관한 진술. 초기 경찰 조사에서는 "그냥 옷을 벗기도록 놔뒀다", "아무 저항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런데 대질조사에서는 속옷이 찢어졌다는 진술로, 이후 제출된 서면에서는 옷과 속옷이 다 찢어지도록 강제로 탈의당했다는 진술로 바뀌었습니다. 저항하지 않았다는 초기 진술이 시간이 지나면서 강제로 벗겨졌다는 진술로 과장·구체화된 것입니다.

행위 태양에 관한 진술. 신고 당일에는 손가락과 손바닥 전체를 삽입했다는 취지였는데, 법정 증인신문에서 변호인이 확인하자 "손바닥은 그렇게 증언한 적 없다", "손바닥 전체는 모르겠다"고 번복했습니다.

욕설 시점에 관한 진술. 수사 단계에서는 의뢰인이 갑자기 욕설을 하며 가해행위를 시작한 것처럼 진술했으나, 법정에서는 신고한 다음에 그런 말을 했다는 취지로 시점이 달라졌습니다.

신고 이후 정황에 관한 진술. 상대방은 의뢰인의 휴대전화를 베개 아래에 숨겼다고 진술했다가, 법정에서는 벽과 침대 사이에 넣고 몸으로 버텼다고 번복했습니다. 그런데 출동 경찰관이 작성한 발생보고서에는 두 사람이 속옷 차림으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어, 진술과 현장 상황이 서로 달랐습니다. 실제로 경찰이 도착했을 때 의뢰인은 이미 자신의 휴대전화를 손에 들고 있었고, 경찰관은 그 안의 대화 내역을 촬영한 뒤 의뢰인을 귀가 조치했습니다.

변호인은 이를 두고, 사건일로부터 시일이 지날수록 진술이 시간순에 따라 매끄럽게 구체화되고 정돈되는 양상을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 제3자 진술과 경험칙으로 보강했습니다

프런트 직원의 진술. 상대방이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 사실이라면 직원은 곧바로 올라오거나 즉시 신고했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직원은 두 번째 전화 이전에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신고 요청 전에 객실에서 비명이나 다투는 소리를 듣지도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신고 이후 행위 지속의 비현실성. 상대방 진술대로라면 의뢰인은 신고로 경찰이 언제 출동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10분 이상 가해행위를 계속했다는 것인데, 경험칙상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원인의 가능성. 상대방은 사건 일주일 뒤 제3자에게 연락하면서 출혈의 원인으로 다른 사정을 언급했을 뿐, 항문 관련 출혈은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변호인은 통증과 혈흔의 원인이 공소사실과 무관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 의뢰인 진술의 일관성을 대비시켰습니다.

의뢰인은 사건 당일 출동 경찰관 조사에서부터 공판에 이르기까지, 만남의 경위, 당일 상황, 신체 접촉의 과정, 다툼이 벌어진 정황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했습니다. 반면 상대방 진술은 탈의 과정, 행위 태양, 신고 이후 정황 등 여러 항목에서 변화를 보였고, 진료기록과 감정 결과 등 객관적 증거와도 어긋났습니다.

사건의 결과 및 의미

법원은 의뢰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도록 했습니다.

판결문의 구조는 주목할 만합니다.

재판부는 먼저 여러 정황에 비추어 의뢰인이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를 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기는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직접 증거는 상대방 진술이 유일한데 그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판결 이유에는 변호인이 주장한 사정들이 반영되었습니다. 진술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사정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점, 진료기록상 항문에 외관상 상처가 없고 내부 검사도 시행되지 않은 점, 접촉을 인정한 다른 부위에서는 DNA가 검출된 반면 항문 주변에서조차 검출되지 않은 점, 일주일 뒤 방문한 진료에서도 통증 유무란에 '무'로 기재된 점, 신고 이후 정황에 관한 진술이 경험칙상 다소 이례적인 점 등입니다.

재판부는 나아가, 당시 상황을 벗어나고자 처벌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신고할 동기가 있어 보이므로 신고 경위에 관한 진술이 진실하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수사 과정에서 피해를 과장하여 진술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이 남긴 의미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의심이 간다'와 '유죄'는 다릅니다.

이 판결은 의심이 든다고 명시하면서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형사재판에서 유죄는 합리적 의심을 넘는 증명이 있을 때만 가능하고, 그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습니다.

둘째, 인정할 것을 인정하는 것이 방어를 강하게 만듭니다.

이 사건에서 의뢰인은 신체 접촉과 음부 접촉을 인정하고 특정 행위 하나만 부인했습니다. 전부 부인했다면 진술 전체의 신빙성이 흔들렸을 것입니다.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까지 진술했다는 점이 오히려 신빙성의 근거로 쓰였습니다.

셋째, 없는 것도 증거입니다.

핵심은 항문에서 DNA가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같은 조건에서 다른 부위는 전부 검출되었는데 유독 그 부위만 검출되지 않았다는 대비였습니다. 감정 결과는 무엇과 대비되는지를 설명해야 의미가 전달됩니다.

넷째, 사후 진단서는 그 자체로 가해행위를 증명하지 못합니다.

상해진단서는 가해행위가 다른 증거로 인정될 때 부위와 정도에 관한 증거가 될 뿐입니다. 이 법리를 알고 있어야 시일이 지난 진단서에 끌려가지 않습니다.

다섯째, 진술의 변화는 항목별로 추적해야 합니다.

"진술이 오락가락한다"는 막연한 주장은 힘이 없습니다. 탈의 과정, 행위 태양, 신고 이후 정황처럼 항목을 나누고 시점별로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대조해 제시해야 재판부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본 사례는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제외하고 작성되었습니다. 사건의 결과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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